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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dooly22 2019. 3. 8. 00:47

뜻도 모르고 쓰고 있는 우리말 어원 풀이

우리 말에 "어처군"과 "어처구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처군"은 지붕의 추녀마루에 얹혀있는 동물이 잡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처군은 얹혀있는 군(무리)라는 뜻으로 해석 해도 무리가 없읍니다.

문제는 "어처구니"입니다.
어처구니의 어원이 맷돌의 손잡이를 말하는 것이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처구니"에서 "구니"는 손잡이가 아니고 구녕에서 온 말입니다.

"바구니"가 받는구녕이라는 뜻으로 받구니에서 비롯된 말이니까요.

따라서 어처구니라 함은 맷돌에서 구녕을 말하는 것으로
이 것이 없다 하면 아주 황당하여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어이없는(얼이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란 말인데 맷돌의 손잡이는 아닙니다. 손잡이 없어도 맷들은 돌릴 수 있으니까요. "곡식을 넣는 구녕"도 아닙니다.

어처구니는 【얹혀구니】의 말로 맷돌을 돌릴 때 밑돌과 웃돌이 맞물려 어긋나서 떨어지지 않게 돌아가도록 웃돌 가운데의 밑에 구멍을 뚫어 밑돌의 뾰족한 못에 끼우도록 만든 구멍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구녕이 없으면 맷돌은 맞물려 돌릴 수 없고 웃돌이 미끄러져 떨어질 것이며 곡식도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석달 열흘을 정으로 쪼사서 맷돌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정작 곡식을 갈려고 돌려보니 웃맷돌이 미끄러져 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맷돌의 겉 모습만 보고 속에 얹혀구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만들었으니 얼마나 황당하고 얼이 없는 일이겠습니까?

따라서 얹혀구니가 없다는 말은 어떤 사안이 매끈하게 잘 차려졌지만 맷돌 속에 얹힐 구녕이 없는 것 처럼 결정적인 그 무엇이 누락되어 전혀 어찌 해 볼 수 없도록 황당하게 되었다라는 뜻의 말인 것입니다.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가 아닙니다.
웃맷돌이 어긋나서 미끄러 떨어지지 않도록 웃돌 밑에 뚫어 놓는 "구녕"을 말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맷돌"의 어원은 "맴돌"이 바른 표기이며 빙글빙글 맴도는 돌이라는 뜻입니다.

이상 사전에도 없는 대학 가서도 못 배울 우리말 어원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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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빙글빙글 돈다는 뜻은
다른 용언에서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연자매라는 것이 있습니다.
큰 맷돌을 소가 끌어 돌리게 하는 방아도구입니다.

폭포수 낙수로 인해 소용돌이 일어나는 물을 물매친다고 얘기합니다.

매타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돌잇개... 도리깨질 하는 모습으로 매질(때리는) 하는 것을 이르는 시늉말입니다.

떡매질.... 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소리개를 매라고 합니다.

매미는 소리가 매암매암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날으는 모습이 빙글빙글 돌면서 날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잡아서 뒤집어 놓으면 날개를 파다닥거리며 뱅글뱅글 맴을 돕니다. 날개 구조가 그렇게 되도록 생겼기 때문입니다. 쓰름쓰름 우는 것도 매미라고 하고... 물매미라는 것은 울지를 못하는데도 매미라고 하고 있으니 소리를 나타낸 이름은 아닙니다. 물매미는 물위에 떠서 뱅글뱅글 돌기만 하는 딱정벌레 같은 모습의 아주 작은 물곤충입니다.